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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가장 좋은 순간
사랑의 가장 좋은 순간은
“사랑한다”고 말할 때가 아니다.
그것은 매일 매일의 삶 속에서
깨어지기 바로 직전의 침묵 그 속에 있다.
그것은 흘깃 스쳐가는 민첩한
마음의 통찰력 속이 있다.
그것은 짐짓 꾸며 보인 엄격함 속에
그리고 은밀한 너그러움 속에 있다.
그것은 떨리는 손이 놓여진
전율하는 팔 속에,
우리가 함께 넘기는 페이지 속에
그러나 실제로 읽고 있는 것은 아닌 그 페이지 속에 있다.
그것은 다만 겸손함 때문에
다문 입으로 많은 것을 말하는 독특한 시간 속에,
마치 장미 봉오리 살포시 터지듯
마음이 열리는 시간 속에 있다.
다만 머리카락의 향기만으로
사랑의 증표를 얻은 것처럼 보이는 시간!
존경이 사랑의 고백이 되는
더할 나위 없는 다정한 시간 속에 있다.
쉴리 프뤼돔(프랑스, 1901년 노벨문학상)
1865년 시절과 시. Stances et poèmes
문학유파 중에 高踏派(고답파)가 있다. 高踏 (높을 고 / 밟을 답) 이들은 형식이나 기교를 중시하고 현실생활과는 동떨어진 예술지상주의적 경향을 띤다.